안녕하세요! 요즘 쌀쌀한 바람과 함께 추위가 점점 찾아오고 있네요. 뜨거운 우동 국물이 생각나는 계절! ‘겨울’이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에는 전국적으로 반가운 첫눈 소식까지 있었는데요. 이제 가을은 거의 다 지나고 겨울의 초입에 왔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인 것 같습니다.
저는 그동안 삼행시 블로그를 통해서 가을 나들이 명소를 주제로 아산의 명소들을 소개해드렸는데요. 오늘 소개해드릴 곳은 겨울에 찾아가기 안성맞춤인 곳입니다. 바로 ‘천년의 숲길’이라는 이름으로 유명한 아산 봉수산 자락의 ‘봉곡사’입니다.
먼저 이곳은 봉곡사의 초입인 주차장인데요! 생각보다 꽤 넓은 부지의 주차장이 마련이 되어있었습니다. 봉곡사도 있지만, 봉수산 등산로를 이용하는 이용객들도 계시기 때문에 편의를 위해 큰 주차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천년의 숲길’을 따라서 봉곡사로 올라가면 주차장이 하나 더 있지만, 아래에 있는 주차장보다 크기도 작고 아름다운 숲길을 감상할 수 없습니다. 그렇기에 입구에 있는 주차장에 차를 주차해두고 걸어 올라가시기를 추천해드립니다! 봉곡사는 주차장으로부터 약 700m 정도 떨어져 있습니다.
자 그럼, 겨울옷으로 옷을 갈아입고 있는 봉곡사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 민족의 아픈 상처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천년의 숲길 <봉곡사>
일명 봉곡사 소나무길로 불리는 ‘천년의 숲길’은 아산의 청정지역인 송악면의 산·들·마을·호수길을 잇는 총연장 26.5km의 길로 천년비손길, 봉곡사 솔바람길, 긴골재길, 천년물결길 등 4개의 코스로 나누어져 있다고 합니다. '천년의 숲길'은 봉곡사를 품은 봉수산 능선길과 웰빙마을, 아늑한 임도, 울창한 숲, 숲 사이로 보이는 청정한 호반이 있어 다양한 볼거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천년의 숲길’은 산림청이 주관한 아름다운 거리 숲 대회에서 장려상을 수상할 정도로 자타가 공인한 아름다운 길이지만, 일제 치하 시절 우리 민족의 역사를 기억하고 있는 가슴 아픈 길이기도 합니다. ‘천년의 숲길’에 있는 소나무들은 모두 밑동에 ‘V’자를 형상한 모양의 흉터가 있는데요. 이것은 일제 패망 직전, 송진을 연료로 쓰고자 하여 채취하려고 했을 때 인위적으로 만든 흉터라고 합니다. ‘V’자로 상처가 난 소나무들은 겉으로는 사람들을 반기는 듯 활짝 웃는 모습을 하고 있지만 사실은 사람으로 인해 상처를 받은 모습이기 때문에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천년의 숲길로 올라가다 보면 중간에 포토존이 있는데요! 봉곡사로 올라가시는 길에 아름다운 소나무들과 함께 추억사진 한 장 남기시길 권해드립니다!
조금 더 올라가시다 보면, 갈림길이 나오는데요! 왼쪽은 봉수산으로 올라가는 출입로이며 차량은 통제가 되어있습니다. 봉곡사로 가는 길은 바로 오른쪽 길입니다!
올라오다 보니 어느덧 봉곡사의 전경이 보이네요!
■ 다산 정약용 선생님의 자취가 물씬 풍기는 겨울철 아산 명소, 봉곡사
봉곡사에 올라오시면 바로 앞에 보이는 돌탑이 하나 있습니다! 이 탑은 ‘만공탑’이란 이름을 가지고 있는 탑입니다. 옛 조선 말기의 명승인 만공스님이 봉곡사에서 1895년 7월 25일 동쪽 벽에 의지하여 서쪽 벽을 바라보던 중 홀연히 벽이 공(空) 하고 일원상(一圓相)이 나타났다고 합니다. 그 후 만공스님은 공부를 열심히 하여 부처의 참모습인 법계성(法界性)을 깨달아 자신의 깨달음을 담은 오도송(悟道頌)을 읊었으며, 자신의 친필로 만공탑에 세계일화(世界一花)라는 글씨를 새겼다고 합니다.
다시 내려와 오른쪽으로 돌아가시면 사찰의 안뜰이 나옵니다. 봉곡사는 신라 말 진성여왕 시대인 887년 2월에 도선국사가 창건하였다고 알려져 있는데요! 가운데 대웅전을 중심으로 서쪽에는 향각전(香閣殿)이 동쪽으로는 선실(禪室)이 있으며, 선실과 연결된 ‘ㅁ’자 형태의 커다란 요사채 건물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현재는 비구니께서 머물고 계신다고 합니다.
봉곡사에 다산의 자취가 남아있는 이유는 바로 1795년에 정약용 선생이 찾아왔기 때문입니다. 시골의 한직으로 좌천된 정약용은 충청지역의 학자 12명과 바로 이곳 ‘봉곡사’에서 강연회를 가졌는데요. 『서암강학기(西巖講學記)』 에서 정약용은 봉곡사를 이렇게 표현하였습니다.
“봉곡사는 온양의 서쪽에 있다(구온양으로 여기면 합치된다). 그 남쪽에는 광덕산(廣德山)이요, 그 서쪽에는 천방산(千方山)이다. 산이 높은 데다 첩첩이 쌓인 봉우리에 우거진 숲, 깊은 골짜기가 그윽하고 오묘하여 구경할 만하였다. 새벽마다 일어나 여러 벗들과 함께 개울물로 나가서 얼음을 두들겨 물을 움켜쥐어 얼굴을 씻고 양치질을 하였다. 저녁이 되면 여러 벗들과 함께 산등성이로 올라가 산책하며 주변을 조망하였다. 안개와 구름이 뒤엉키면 산기운이 더욱 아름다웠다.” 정약용 선생님께서 이렇게 표현했을 정도로 봉곡사는 그 당시에도 유명하고 풍광이 좋은 사찰이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찾아간 11월의 말에 봉곡사는 겨울옷으로 갈아입고 있었습니다. 가을의 끝자락이 아쉬웠지만, 소복이 눈 내린 봉곡사의 모습을 상상하니 저절로 발길이 향할 것만 같았습니다. 이번 겨울, 아산의 명소를 찾으시는 분들도 봉곡사에서 좋은 시간 가지실 수 있기를 바라며, 이상으로 봉곡사 이야기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