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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스토리

외국인근로자, 다문화가정을 위한 국경 초월의 정이 있는 곳, <충남외국인주민통합지원콜센터>를 방문하다

 

천안에는 유독 외국인 근로자들이 많습니다. 식당을 가도, 길거리를 지나가도 이젠 더 이상 우리에게 이방인이 아닌 친숙한 존재입니다. 그들도 우리와 같은 땅에서 일을 하고 살면서 겪은 고민은 매 한 가지일 것 입니다. 그런데 낯선 타지에서 일을 하다가 상해를 입거나 어처구니 없는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면 그들은 과연 누구에게 도움을 요청해야 할까요? 이런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해 주는 곳이 있다고 해서 달려가 보았습니다. 오룡동에 위치한 충남외국인주민통합지원콜센터로 함께 향해보실까요?

 

 

■ 첫 돌 맞이한 충남외국인주민통합지원콜센터

 

 

충남외국인주민통합지원콜센터(이하 충남외국인콜센터)는 올해로 만 1살을 맞이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1년동안 이뤄낸 성과는 그야말로 퍼펙트합니다. 지난 해 5월 16일 문을 연 이후 약 2만여 건이 훌쩍 넘는 상담을 처리했으며, 5개 언어로 시작한 외국어 지원 서비스는 현재 15개 언어(한국어, 영어, 중국어, 베트남어, 태국어, 캄보디아어, 인도네시아어, 동티모르어, 필리핀어, 일본어, 러시아어, 몽골어, 네팔어, 우즈베키스탄어, 키르기스어)로 상담되고 있으며, 상시적으로 8새 언어를, 부분적으로 7개 언어를 지원해 국내 체류 중인 외국인들에게 보다 많은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충남외국인콜센터가 탄생하게 된 배경에는 충청남도와 천안시의 도움이 컸습니다. 2016년 3월, 충청남도는 인권의 소수자로서 가장 취약한 사람들을 위한 도움을 주고자 고민하다가 외국인들을 위한 콜센터를 지원하기로 결정, 충청남도에 위치한 천안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통해 충남외국인콜센터를 개소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천안시의 지원과 더불어 부족한 예산은 삼성전자에서 일부 도움을 받아 지금의 충남외국인콜센터로 자리잡게 되었는데요, 설립 당시부터 현재까지 충남외국인콜센터를 위해 숨가쁘게 달려온 센터장님의 목소리를 들어봤습니다.

  

 

▲윤연한 / 천안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

충남외국인콜센터를 만들기로 한 날부터 현재까지의 시간을 돌아보면 힘든 적도 많았지만 지금은 다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초반에는 콜센터 홍보를 위해 통번역 지원 상담 선생님들이 직접 메신저나SNS를 이용해 알리고 고용노동부, 출입국사무소 등 외국인들이 모이는 곳이라면 직접 찾아가 전단지를 직접 돌리는 등 발로 뛰면서 홍보했습니다. 콜센터가 지금처럼 자리잡기까지는 충청남도, 천안시, 삼성전자 등의 지원과 도움도 컸지만 무엇보다 우리 콜센터 직원들이 열심해 해줬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더욱 많은 외국인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서는 다양한 나라의 외국인 상담사를 필요로 하는데 이를 위한 예산이 좀 더 확대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좀 더 많은 인프라가 구축되어 스리랑카나 인도 언어를 사용하는 소수자를 위한 인권까지 보듬었으면 합니다.

 

 

콜센터라고 해서 단순히 번역을 도와주는 일만 하는 것이 아니라 외국인을 상대로 하는 콜센터 업무이기에 문의내용은 그야말로 제한이 없습니다. 단순 상해는 물론 소위 사기를 당한 외국인의 문제를 해결해 줄 만큼 콜센터 직원들의 임무는 막중합니다. 한 예로 외국인 남성이 택시에 부딪히는 사고를 당했을 때 한국말이 서툴러 괜찮아요 라고 말해 택시 운전사가 어떤 사후 조치도 취하지 않고 현장을 벗어난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후 외국인 남성은 어지럼증과 구토 증세로 병원 치료를 받게 되었고, 콜센터를 방문하여 사고 처리 문제를 상담, 상담사는 확보된 CCTV 영상으로 해당 경찰서에 사건을 접수토록 하여 택시 운전사를 붙잡았고, 민사 합의와 보상 처리과정에서 통역 역할까지 수행하여 사건을 마무리한 사례가 있었습니다.

 

 

▲하희라 / 네팔어 담당 콜센터 상담사

매일 상담업무를 시작할 때마다 제 자신이 중심을 잡고 자긍심을 갖고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저 역시 산업연수생비자로 한국에 들어와 외국인들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고, 제가 아는 만큼 그들이 원하는 도움을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지금의 남편을 만나 아이를 낳고, 또 우리 아이들이 엄마가 하는 일을 멋지게 생각하는 것을 보면 뿌듯하기도 하구요. 다른 사람이 느끼기엔 별거 아닐 수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사례가 있어요. 네팔 출신의 남성이 한국에 와서 일을 하다가 다쳐서 손가락이 잘렸는데 적절한 치료가 이루어지지 못해 팔까지 괴사되어 팔을 잘랐어요. 와이프 역시 네팔인인데 한국에 노동비자로 들어와 일을 하던 중에 임신을 하게 되었죠. 아기까지 생겨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라 저희 콜센터에 직접 찾아와 도움을 청하게 된거죠. 그래서 그녀의 퇴사를 도와주고 고용지원센터에 같이 동행해 임신 진단서를 뽑을 수 있도록 돕고 고운맘카드도 발급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었답니다. 이제 그녀가 아이를 출산할 때가 된 것 같은데 어서 빨리 보고싶네요.

  

 

이처럼 외국인이라면 모두에게 열려있는 콜센터는 전화 업무에 그치지 않고 마음을 다해 상담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성과를 인정받은 것일까요? 충남외국인콜센터는 빠르면 올해 안에 천안시청으로 사무실을 이전해 보다 쾌적한 환경에서 상담업무를 진행할 것으로 보입니다. 아울러 사무실이 이전된 이후에는 변호사, 노무사, 세무사 등을 배치해 보다 전문적인 상담이 가능하도록 하는 계획을 가지고 있으며, 한국에 투자를 하고 싶어 하는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상담도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중입니다. 이 밖에도 국내관광 안내 상담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직원들의 충청도의 문화역사 현장 교육 탐방 등 다양한 활동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어 더욱 발전된 충남외국인콜센터가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충남외국인주민통합지원콜센터 가는 길]